11개월 만에 '후원금 의혹' 재판 나온 윤미향

입력 2021-08-11 17:50   수정 2021-08-12 02:24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후원금 유용 혐의 등으로 기소된 윤미향 무소속 의원(전 정의연 이사장)이 11일 재판에 처음으로 출석했다. 지난해 9월 검찰에 기소된 이후 11개월 만이다.
여덟 가지 혐의 적용받은 윤미향
서울서부지방법원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문병찬)는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윤 의원의 첫 공판 기일을 이날 열었다. 이 자리에서 검찰은 공소사실을 밝히며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정의연의 전신)는 세간의 기대와 달리 보조금을 불투명하게 이용했고, 폐쇄적으로 운영됐다”며 “(정의연 사태로) 공적인 단체들의 자금 관리 중요성과 투명성을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윤 의원은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사기·지방재정법 위반,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기부금품법) 위반, 업무상 횡령·배임 등 여덟 가지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정대협이 운영했던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이 법률상 박물관 등록 요건인 학예사를 갖추지 못했음에도 윤 의원이 학예사가 근무하는 것처럼 허위로 등록해 2013~2020년 정부 보조금을 부정 수령했다고 봤다. 정대협 직원 2명과 함께 여성가족부의 위안부 피해자 보호시설 운영비 지원 사업 인건비 보조금 등을 부정 수령한 혐의도 적용했다.

검찰은 윤 의원이 관할 관청에 등록하지 않고 단체 계좌로 총 41억원의 기부금품을 받았고, 해외 전시 성폭력 피해자 지원을 위한 나비기금과 김복동 할머니 장례비 명목으로 약 1억7000만원의 기부금을 개인 계좌로 모금했다고 판단했다. 윤 의원은 법인 계좌에 들어 있던 정대협 경상비 등을 이체받아 유용하고, 위안부 할머니들의 쉼터로 사용하게 될 ‘안성 쉼터’를 매입가보다 싸게 팔아 정대협에 손해를 끼친 등의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정대협 상임이사이자 정의연 이사인 A씨(46)도 같은 혐의로 기소했다.
재판 전 검찰과 갈등
검은색 정장을 입고 법정에 선 윤 의원은 정대협 활동의 진정성을 호소하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는 “8월 14일은 세계위안부 기림의 날”이라며 “정대협 활동을 하며 부끄럼 없이 살아왔는데 언론의 터무니없는 의혹으로 ‘악마’가 됐고 할머니들과의 기억이 노인을 통한 ‘앵벌이’로 전락했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검사는 정대협이 ‘윤미향의 사조직’이라는 것을 전제하고 있는데, 그럴 수가 없다”며 “사무처 등 공식 조직이 있고 나를 포함한 3인의 공동대표도 총회를 거쳐 선출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세간의 의혹은 대부분 무혐의로 결론난 것”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기소된 지 거의 1년이 돼서야 정식 재판을 받게 됐다. 윤 의원 측과 검찰 측은 앞서 여섯 차례에 이르는 재판 준비 절차를 밟으며 수사기록 열람등사 등의 문제로 갈등을 빚기도 했다.

지난해 5월 불거진 ‘정의연 사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겸 인권활동가인 이용수 할머니가 “30년 가까이 정대협에 이용됐다”고 폭로한 것이 발단이 됐다. 이후 각종 시민단체의 고발,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의혹이 커졌다.

11일 법원 입구에는 출석하는 윤 의원을 보기 위해 취재진과 유튜버 수십여 명이 몰려들었다. 일본 NHK 등 외신도 관심을 보였다. 윤 의원에 대한 다음 재판은 다음달 17일 열릴 예정이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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